[피플 인] “내가 죽으면 우리아이 누가 돌볼까?”

발달장애 아빠 모임 ‘함응모’

아이들 자립 실현 ‘살신성인’

발달장애인을 자녀로 둔 아빠들의 모임 “원광 아빠들의 따뜻한 모임”. 이 모임은 전국 최초로 결성된 아빠들의 모임으로 2006년 결성되어 11년째 이어져오고 있다. 모임을 통해 아이들의 미래를 고민하며 자립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 또한 왕성하게 펼쳐가고 있는 함응모 씨를 만났다.

“보통 장애아 부모님들이 자녀의 장애를 수용하는 것을 굉장히 힘들어 합니다.” 함응모씨가 지역사회와 마을을 처음으로 접하게 된 것은,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아빠들과 모임을 가지면서부터다. 햇수로 11년째를 맞이한 이 모임에서는 최근 새로운 고민과 맞닥뜨리게 됐다. 세월이 흐르고 아이들이 부쩍 자라면서 자녀들의 성년기 이후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런데 때마침 중랑 마을지원단의 소개로 시작한 부모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모임을 더욱 체계화하고 꿈을 더욱 구체화할 수 있었다. 2015년에는 ‘아빠와 함께하는 발달장애 자녀들의 신나는 토요일’이라는 사업을 통하여 아이들이 마을 속으로 뛰어들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사회와 소통하고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식당에서의 식사 예절, 마트에서 물건 구입하기, 문화행사 관람 등의 여러 프로그램도 진행하면서 아이들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소통하며 살아가기 위한 준비를 이어갈 수 있었다. 장애아동을 위한 맞춤형 College를 만들 계획도 세우고 있다. 장애자녀들의 직업개발능력과 독립생활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미래 계획을 돕고, 직업 선택과 독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돕는 것이다. 보편적인 시민으로서의 삶을 성취하고 자신 스스로 행복한 존재임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요즘 “원광 아빠들의 따뜻한 모임”은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 아이들과 함께 토요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요리치료활동, 텃밭 가꾸기, 부모 교육 기관 견학, 지역 바자회 참가 등 다양한 성격의 행사들을 꾸준하게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 다른 장애인 부모들과 함께 <유서 쓰기>의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들이 깊이 담겨 있었다. 그 만큼 아이들의 자립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부모들의 핵심 목표이자 모임의 핵심 사업이 됐다. 지난 3월부터 다음 ‘희망해’를 통해 걷힌 후원금으로 엄마와 아이들이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다. 이 또한 직업 생활을 통한 자립이 목적이다.

아빠들 역시 매월 2번씩 모여 아이들의 미래를 고민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느라 열심히 공부하고 토론한다. 궁극적으로는 생활보호작업장을 만들어 우리 아이들의 안정된 자립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협동조합 기초교육, 사회적 경제, 사회적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의 공동체 교육도 열심히 받고 있다.

마을에서 필요한 교육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함응모 씨는 “다양한 단체와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감동적이면서 쉽고 재미있는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이 필요하고, 장애체험교육 등도 필요하다고 본다.” 고 답했다. 장애인은 돌봄과 동정의 대상이 아닌 마을을 이루어 나가는 동등한 가족의 일원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마을 속에서 덕행을 하고 싶습니다.”

함음모 씨는 지역문화 안에서 서로 좋은 것으로 여기는 실천적인 일을 함께하는 것을 덕행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같이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찾는 사람들이 모여 먹고, 살고, 일하고, 지낼 수 있는 마을을 꿈꾸고 있다.

함응모 씨의 바람은 “우리 아이들이 마을 속에서 일터를 일구며 함께 살아가는 것”으로, 앞으로도 발달장애인을 돌보며 함께 일할 수 있는 공동체사업으로 돌봄 센터 형식의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드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함씨는 오늘도 공간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정리 : 사쁘나(조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