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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구의회(의장 서인서)가 17일 폐회한 제206회 정례회 4차 본회의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대 속에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연) 의원들이 중랑구가 편성해 제출한 내년도 구 예산 4,941억 8천만원(기금 포함) 중 교육경비보조금 예산 등 33억 1천만원을 대폭 삭감 처리해 파장이 예상된다.
이날 본회의 처리에 앞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예결특위 예산안 삭감에 항의하는 프랑카드를 들고 3일 동안 본회의장 단상을 점거한 채 회의 진행을 방해하면서 예정됐던 구정질문을 진행하지 못했고, 결국 회기를 하루 연장한 끝에 예산안 등을 표결 처리했다.
◇구의회, 무슨 예산 얼마나 삭감했나?=17일 본회의에서 17석 중 9석으로 다수당을 점하고 있는 새정연 의원들의 찬성으로 의결 처리된 내년도 구 예산은 이로써 당초 구가 편성해 제출한 4,941억 8천만원(기금 포함) 중 33억 1천만원이 삭감해 예비비로 편성했다.
그러나 이번 예산안 심사에서 중랑구의회 여·야 의원들 간 첨예한 대립 끝에 교육 예산과 민선6기 핵심 사업 예산 등이 삭감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목별 주요 삭감 내역은 우선 가장 쟁점이 됐던 학교 교육환경 개선 및 학력신장을 위한 교육경비 보조금 예산 39억 8천만원 중 9억 8천만원, 장학기금 전출금 1억원 등 교육관련 예산 10억 8천만원이 삭감됐다. 이외에도 민선 6기가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인 서울장미축제 예산 1억 5천만원 중 6천만원과 집행부 전체 업무추진비 중 부구청장 업무추진비 50%를 포함 약 30%에 달하는 1억4천5백여만원, 각종 문화 체육예산 등 총 127건에 달하는 예산이 삭감됐다.
이에 대해 구는 “이번 예산안 삭감은 구정 발목잡기 수준을 넘어 구정을 방해하는 의정 활동”이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 보복성, 정치적 목적 삭감=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이번 예산안 삭감은 수적 우세를 앞세운 다수당인 새정연의 횡포다”며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새정연이 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수정안을 제출한 새누리당 의원들을 대표해 제안 설명에 나선 왕보현 의원은 “집행부에서 예산안과 함께 제출한 예산편성에 대한 주민의견서를 보면 구민들은 내년도 예산편성에 있어 교육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가장 중요한 분야로 꼽았음에도 구의회에서 지역경제와 교육 분야 사업비들이 무참히 삭감되었다”며 “부끄럽고 답답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왕 의원은 “중랑구의 교육은 국가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기초학력미달비율이 서울 최하위권에 머무는 등 열악한 실정에서 어떠한 정치적 이유를 불문하고 교육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되어야 함에도 다수당이라는 의회권력을 이용하여 교육예산을 삭감할 경우 구민의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특히 “2015년도 중랑구 일반회계 전체 예산 중 교육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1.84%로 서울시 자치구 평균인 2.04%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고, 모든 자치구에서 교육발전을 지역발전의 핵심전략으로 삼고 전력을 다해 지원하는 상황에서 교육경비 삭감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왕 의원은 “서울장미축제는 지역 축제라는 한계를 벗어나 서울에서 가장 예쁜 축제를 표방하고 의욕적으로 추진한 결과 15만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큰 호응을 얻는 등 서울시 대표 축제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보인 구 대표 축제이자, 구 브랜드를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는데 큰 효과를 거두고 있음에도 장미축제 예산 1억5천만원 중 6천만원을 삭감하는 것은 중랑구 미래를 위한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왕 의원은 “예결특위에서 삭감된 예산 중 시설관리공단 인건비 전출금, 주차단속보조 사회복부요원 인건비, 소식지 편집위원 수당 등은 법률이나 조례에 근거해 의무적으로 집행해야하는 법적 경비로써 명확하지 않는 법률 해석에 대한 개인적 단순 의견을 이유로 삭감할 경우 전체 심의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저하 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집행부가 제출한 내년도 구 업무추진비 편성액은 7억1천7백만원으로 행자부 기준액 대비 43% 수준에서 전년도와 같은 수준으로 편성했음에도 무슨 이유로 30% 가량을 대폭 삭감했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왕 의원은 “구의회 업무추진비는 재정여건이 유사한 은평, 도봉, 강북, 노원구의회의 2배를 상회하고 부자동네인 강남이나 서초구의회보다 많다”며 “구민들이 납득하고 수용할 수 있는 예산편성이 되려면 구의회의 업무추진비도 집행부의 업무추진비 삭감기준과 폭 만큼 삭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새정연, 의무 소홀한 새누리 의원이 문제=이에대해 새정연 측은 “이번 예산안 심사는 밤을 꼬박 세워가며 심도 있게 심사했을 뿐 아니라 어려운 구 재정 여건을 감안 불요불급한 예산이나 과다 편성된 전시 행사성 예산은 전년과 동일하게 축소하거나 삭감했다”며 “계수조정 과정에서 끝까지 대화하며 설득하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도중에 퇴장함으로써 마땅히 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더 문제다”고 정면 반박했다.
특히 새정연은 “삭감액 33억 1천만원 중 예산편성상 오류로 밝혀진 14억 9천만원과 의회 자진 삭감액 3,500만원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삭감액은 17억 8천만원으로 총예산 대비 0.36%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교육경비보조금 예산의 경우 학교 환경개선 사업비는 2015년 시 교육청에서 88억 5천만원, 국비 특별교부금 26억 1천만원 등 114억 6천만원이나 교부되었으며, 내년도 역시 비슷할 것으로 예상 되는 바 열악한 구 재정여건을 볼 때 학교 환경개선사업에 구 예산을 추가 투입하는 것은 중복 투지라고 판단해 삭감했다”고 밝혔다.
또 “금년도 교육경비 집행과정에서 공모사업 중심이 아닌 일괄배분방식의 퍼 주기식으로 집행된 예산이 8억 1천만원이나 된 것도 주요한 삭감이유로 작용했고, 지속적인 시정요구에도 학력신장과 환경개선 사업비를 구분하지 않고 포괄예산으로 편성한 것도 예산편성상 오류”라고 반박했다.
특히 새정연은 “삭감된 교육경비보조금에 대해서는 지난 10년간의 보조금을 평가 분석하여 적정결과가 산출되고, 포괄예산을 세부사업별로 구분하여 투명하게 편성해 추경예산을 요청할 경우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학기금 전출금 1억 삭감과 관련해서는 “2008년부터 조성한 장학기금이 120억원을 넘어 장학제도를 운영하는데 충분한 구모로 성장한 만큼 구 재정여건을 감안할 때 예산을 통한 출연금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는 입장이다.
또한 “동 주민센터 인건비와 주차장 특별회계에 편성된 시설관리공단 인건비 삭감액 12억 6백만원은 정원대비 과다 계상된 초과분과 편성 오류다”며 “추후 일반회계에 편성하여 인건비 지금에 차질이 없도록 조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장미축제 예산에 대해서는 “금년도 장미축제 예산 5천 3백만원으로도 충분히 성공적인 축제를 치루었음에도 1억원이나 증가된 예산을 제출한 것은 낭비적 요소가 있는 과다편성으로 판단돼 6천만원을 삭감했다”고 주장했다.
◇여야, 집행부 의회 간 대립 치열할 듯=한편 이번 예산안 삭감으로 앞으로 의회 내 여야 대립은 물론 집행부와 의회 간 자존심 싸움도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집행부와 의회는 새정연 의원들이 발의해 의결한 민간위탁 조례와 시설관리공단 운영 조례에 대해 구가 재의를 요구하면서 힘겨루기를 펼치고 있고, 서울 혁신교육 유치와 교육특구를 놓고도 구와 새정연 측이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때문에 이번 예산안 심사도 이같은 기류가 반영돼 교육경비 보조금 예산 삭감이 이루어 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근 나진구 구청장은 구정질문과 예산안 의결 당시 본회의장을 퇴장하거나 아예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는 등 구의회에 노골적 불만을 드러냈다.
또 부구청장 등의 업무추진비 삭감의 경우도 부구청장이 예산 편성과정에서 구의회가 제출한 의원들의 국내여비 등을 삭감한 것에 대한 보복성 삭감이라는 주장과 함께 정작 구의회 예산 삭감은 소폭에 그쳤다는 점에서 의원들을 향한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예년과 달리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집행부 측의 소극적인 대응이 예산 삭감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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