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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우리 이야기-31 세계 최초의 묘역 퀴즈 행사, “망우리공원, 도전! 러닝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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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5.24  19: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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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책을 낸 2009년 당시 망우리공원을 개인적으로 찾는 사람이야 있었지만, 기관이 주최하는 프로그램은 없었다. 지역에서 연락해 주는 사람이 없는 가운데, 필자는 2012년 (사)한국내셔널트러스트(이하, NT)의 ‘꼭 지키고 싶은 우리의 자연·문화유산’공모전을 알게 됐다.

망우리공원이 문화유산 관리 체제가 없어 하나둘 사라지거나 방치되고 있으니 꼭 지켜서 후세에 남겨야 한다는 취지로 응모하여 산림청장상을 받았다. 뒤이어 2013년 서울연구원의 서울스토리텔러대상을 받았고, 서울시는 망우리공원을 미래유산으로 선정했다.

NT 내에 망우리분과위원회를 만들고 2013년부터 서울시설공단 주최의 초중고생 대상‘묘역 따라 역사 기행’을 주관했다. 망우리 역사상 첫 번째의 프로그램이었다. 찾아온 학생들은 먼저 공원 개요를 듣고 유명인사 묘를 두세 곳 방문. 돌아와서 각자 자신의 비문을 쓰고 발표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해마다 금세 예약이 차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정착되어 현재 중랑구청 주최, NT 주관으로 ‘청소년 인문학 강의’라는 타이틀로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망우리분과위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술자리에서 묘역에서의 역사 퀴즈 이벤트가 탄생했다. 역사는 밤의 술자리에서 이루어진다. 공원이 청소년들에게 교육적으로 매우 좋은 장소이지만 발길을 이끌기 위해서는 무언가 흥미 유발의 요소가 필요했다. SBS의 러닝맨(Running Man)에서 착안하여 “망우리공원, 도전! 러닝맨(Learning Man)”이라 칭하고, 때마침 교보생명 사회공헌위원회의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2017년부터 개시하여 코로나 직전까지 계속했다.

중고생 3~5명으로 구성된 모둠에게 지도를 건네주고 직접 묘역을 찾아다니며 문제를 풀게 한다. 모둠 중에 누구는 문제를 잘 풀고 누구는 지도를 잘 찾아다니고 누구는 쓰레기를 줍는 식으로 함께 과제를 해결한다. 어느 학생들은 책의 각 부분을 나눠 읽고서 참여하였다. 그저 경품을 받거나 자원봉사 시간을 따기 위해 혹은 친구들과의 산책에 의미를 둔 학생도 있었지만, 망우리에서의 체험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코로나 전에는 묘역에서 문제를 내는 자원봉사자를 두 명씩 두고 길목마다 길잡이도 배치하고 문제 풀이의 찬스권(전화, 인터넷 검색 등)을 주는 X맨도 서너 명 돌아다니게 했다. 최대 15곳까지 찾아가게 하니 5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투입되고, 참가 학생도 100명 이상, 따라온 학부모까지 합하면 200명 이상의 큰 행사였다. 매월 1회씩 치르고 11월에는 왕중왕 행사도 치렀다.

그러나 비가 올 때면 참으로 난감했다. 어쩔 수 없이 저류조공원의 게이트볼장을 빌려 골든벨 방식으로 치렀는데 매번 어르신들에게 폐를 끼쳤다. 필자는 실제 활용의 전문가라는 자격으로 중랑망우공간의 기본 설계에 참여했다. 1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실내 공간을 주장하였으나 결과는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정치가 망우리까지 오염시킬 줄 몰랐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형식으로 전환했다. 지금은 묘역 안내판에 QR 코드가 붙어 있어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문제가 뜬다. 현재 중랑구청 주최, NT 주관 행사로 이어지고 있는데 상반기 예약이 꽉 차서 앞으로 확대 운영이 필요하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행사가 아니라 세계 최초의 유일한 묘역 퀴즈 행사인 것이다.

가족끼리의 행사도 몇 번 치렀는데 호응이 좋았다. 가족과 함께 공원에서 유명인사 묘를 찾아다니며 문제를 풀었던 기억은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우리의 부모와 조부모 시대에는 나무를 많이 심어 망우리공원은 아름다운 시민의 공원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자라나는 아이들의 마음에 나무를 심는다. 아무 생각 없이 찾아갔던 망우리공원, 그러나 먼 훗날, 외롭고 슬프고 괴로울 때 다시 여기를 떠올리고 찾아올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망우리공원은 다시 찾아오는 그들을 부모님의 품처럼 포근하게 품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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