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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종 호 칼럼 - 한반도 외교안보정책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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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6.21  22: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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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종 호 한민족통합연구소 회장


새 정부 출범 후 한반도를 둘러싼 기류가 심상치 않다. 북한은 각종 미사일을 마치 전시하듯 쏘아대고 그동안 자제해 왔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발사함으로서 이미 레드라인을 넘어섰다. 지금은 일곱 번째 핵실험 시기를 저울질하며 한미를 압박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이 같은 북한의 도발에 맞서 고강도 무력시위와 함께 유사시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며 전과는 다른 결기를 보이고 있다. 서둘러 한미동맹을 격상강화하고 그동안 한국과 껄끄러운 관계에 있던 일본까지 끌어들이며 한‧미‧일 공조의 틀을 갖췄다. 그뿐 아니라 한국의 신임 외교부장관은 미국 방문 중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정상화 필요성을 제시했고 미국의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논의와 한미의 연합군사훈련 복원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이렇게 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착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과 합세해 공조에 나설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결국 “한‧미‧일”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는 더욱 공고해지고 한반도는 또다시 최전선에서 대립하게 되는 악순환이 재개될 것이다.
 
새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의 핵심은 “당당한 외교”와 “튼튼한 안보”로 요약된다. 자주적 독립국가라면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한반도가 처한 현실은 두 가지 다 결코 녹록치가 않다. 미‧중 강대국들의 전략경쟁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유연한 외교를 통해 중심을 잡아야 하고 전쟁을 불사할 것이 아니라면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는 북한과의 관계개선이라는 장벽도 넘어서야 한다. 또한 기후변화와 팬데믹 등 새로운 유형의 환경안보 역시 통제 불능의 늪에 빠지기 전에 대처해야 하는 난제가 가로 놓여 있다. 때문에 현 시점에서 외교안보라인의 역할은 실로 막중하다. 외교정책수립과 실행에 있어 유리그릇을 다루듯 신중을 기해야 한다. 우리의 외교와 안보환경은 미일과는 다르다. 그러나 새 정부는 이점을 간과한 채 강수를 두고 있다. 당당한 외교는 북‧중을 배제한 미‧일에 편중됨으로서 일방적 동맹 의존도만 높이고 튼튼한 안보 역시 대북 강경책을 예고함으로서 북‧미가 극한으로 맞섰던 4년 전으로 돌아가 “강 대 강”구도가 재현되며 오히려 안보불안심리가 가중되고 있다.

더구나 우려되는 것은 요즘 국제정세가 매우 불안정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서쪽에서는 피 튀기는 전쟁이 한창이고 동쪽에서는 작은 실수 하나면 폭발할 수 있는 시한폭탄이 작동중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는 갈수록 증가하고 코로나도 아직 잔불이 꺼지지 않았다. 세계경제는 고물가와 주가폭락 등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있으며 아직 새 정부의 조직개편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러한 때에 외교정책을 강경 일변도로 밀어붙이는 것은 자칫 걷잡을 수 없는 화를 초래할 수 있다.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는 속담처럼 국가의 중요한 정책일수록 호흡과 속도를 조절해가며 좀 더 신중하고 창의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특히 대북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파국을 막는 일이다. 파국을 초래하기는 쉽지만 그것을 수습하는 일은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린다. 우리는 그 같은 사실을 이명박 정부 시절에 이미 경험한 바가 있다. 그 때는 파국으로 그쳤지만 만일 그 불씨가 전쟁으로 이어진다면 국민들의 생명과 국가의 존망마저 위협받게 된다. 세계 지도자들의 필독서인 손자병법의 요지 역시 전투와 전쟁을 피하고 재앙을 줄이는 게 상책이라 했다.

현재 한국의 대외정책에서 크게 영향을 미치는 나라는 미국과 중국이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논리가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 한미동맹은 한국전쟁 이후 안보의 근간이 되어 왔다. 한미동맹이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고 한국의 성장을 뒷받침해왔기 때문이다. 북한의 도발과 핵위협이 사라지지 않는 한 앞으로도 이러한 기조는 유지될 공산이 크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 역시 한국 외교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루고 있다. 경제는 물론이고 지정학적 위치나 남북 관계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두 나라 다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힘이 좌우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한 쪽으로 치우친 일방적 외교는 금물이다. 위험을 자초하고 재앙을 부르는 일이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지금은 일극체제가 무너지고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다극주의 시대로 진입했다. 국제외교에서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존재하지 않는다. 친구와 적이라는 과거에 얽매인 편견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우리의 국력도 이제 경제, 군사, 문화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외교에 있어서도 동등한 위치에서 국익을 추구하면서 우환을 막을 수 있는 실리적이고 예방적 외교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동맹이라는 우산 속에 무조건 안주해서도 안 되고 경제논리에 따른 압력에서도 벗어나는 노력을 부단히 해야 한다. 맹목적 안주나 추종이 장기화 되면 그것은 결국 자주성을 상실한 속국으로 가는 길이기에 그렇다. 외교의 기준은 국익이다.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세계 어느 나라와도 교류의 끈을 놓거나 배제해서는 안 된다. 특히 대북정책에 있어서는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반도의 미래를 설계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남북은 궁극적으로 통일국가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 지도자들의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은 지속되어야하고 국민들의 의식 또한 변해야 한다. 눈앞에 보이는 미세한 나무들에 매달려 다투지 말고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희망과 번영이 보장되는 거대한 숲을 품을 수 있는 대국적 안목을 키워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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