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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작가의 망우리 이야기- 백년 만에 찾은 유관순 열사의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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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0.04  08: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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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찾아간 서대문역사공원에는 유관순 열사의 동상이 서 있었다. 2021년 12월 28일 기념사업회(이사장 류정우)가 세운 것이다. 동상의 기단 우측면의 글을 읽어 보니 마지막 부분에 “…현재 망우리공원에 합장되어 있다”라고 적혀 있다. 이제는 동상을 찾은 추모객의 발길이 망우리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여기까지 이르게 된 사연을 소개한다.

1937년 6월 9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일제는 이태원을 주택지를 만들기 위해 1935년부터 이장을 추진하여 1936년 4월 8일까지 미아리와 망우리로 이장 완료했다. 유연고 묘는 4,778기에 불과하고 나머지 28,000여기는 무연고 묘로 판명되어 경성부 위생과에서는 그 전부를 망우리 공동묘지에 화장 및 합장했는데, 그 불쌍한 혼을 위로하는 의미에서 9일 오후 2시부터 망우리 공동묘지에서 위령제를 거행한다고 전했다.

합장묘 앞에 서 있는 비석이 ‘이태원묘지무연분묘합장비’이다. 뒷면에 ‘소화 11년(1936년) 12월 경성부’라고 새겨져 있다. 필자가 2009년 책을 처음 내고 현장 답사를 안내할 때, 시간 관계상 이곳은 대개 그냥 지나쳤다. 단지 망우리묘지 역사의 하나라는 사실 외로는 특별한 스토리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경향신문 조운찬 기자에게 힌트를 얻어 합장묘와 유관순 열사의 관련성을 조사하게 되었고, 의미 있다고 생각하여 2015년 개정판에 그 내용을 처음 소개했다.

“…유관순 열사는…일제의 삼엄한 경비 속에 이태원공동묘지에 매장되었으나 묘비나 표석도 없이 지내다가 이태원 공동묘지가 망우리로 이장되면서 찾지 못했다. 1990년 기념사업회는 시신 대신 청동지석을 봉안한 초혼묘를 충남 천원군 병천면 유 열사 사당 앞(‘뒤’의 오기)에 만들었다. 그렇다면, 이 무연분묘합장묘에 유관순 열사의 뼛가루가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그래서 이 합장비(묘)는 유관순 열사를 가장 가깝게 추모할 수 있는 상징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이 팔리는 책이 아니므로 인터넷의 힘이 작용했을 것이다. 3년이 지난 2018년 6월 6일 조선일보 박종인 기자의 ‘땅의 역사’에서 “유관순의 혼은 어디에 쉬고 있을까”라는 전면 기사에 이 내용이 다루어졌다. 기사를 본 유관순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이 망우리에 찾아와 합장묘 앞에서 “이제 찾아와 죄송합니다. 앞으로 잘 모시겠습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곧이어 9월 7일 기념사업회는 이화여고, 3·1여성동지회 등 관련 단체와 함께 ‘유관순열사분묘합장표지비’를 합장묘 옆에 세웠다. 표지비 뒷면에는 “망우리공동묘지로 이장될 때 유 열사 묘를 포함한 연고자가 없는 28,000여 분묘를 화장하여 합장하고 위령비를 세웠다. 오늘 이곳에 3·1독립운동의 상징인 민족의 딸 유관순 열사 분묘합장표지비를 세운다”라고 새겼다.

예전에는 망우리의 합장묘 존재가 알려지지 않아 이태원묘지가 있었던 용산구 부군당에서 추도식이 열렸다. 2020년 열사의 순국 100주년에 맞춰 중랑구는 묘역을 정비하고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와 함께 추도식을 열었다. 순국 후 꼭 백년 만에 열사의 안식처를 찾은 셈이다. 이후 해마다 순국일 9월 28일 오후 3시에 망우리에서 추도식이 열리고 있다.

그리고 합장묘에는 유관순 열사뿐 아니라 3·1운동 때 만세를 부르며 따라갔던 많은 무명의 서민도 함께 계실 것이니 오히려 추모의 의미는 더욱 깊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함께 서울의 3.1운동에 이화 5인의 결사대로 참여한 동기 김분옥도 뒤편 언덕에 있으며, 맞은편 언덕에는 ‘삼월 하늘 가만히 우러러보며’로 시작되는 「유관순」 의 노랫말을 지은 아동문학가 강소천의 묘가 있다. 아무래도 망우역사문화공원 내 열사의 안식처는 우연이 아니라 필연인 것 같다. 이제는 잘 모시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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