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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작가의 망우리 이야기-41, 중랑망우공간, 망우인문학의 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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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0.21  08: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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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4월 열린 중랑망우공간(中浪忘憂空間)은 지난 9월 제40회 서울시건축상의 우수상 및 시민공감특별상을 받았다. 이 사례처럼, 망우리공원의 소프트와 하드 양쪽 모두에 망우인문학이 개념이 일관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필자의 저서 『그와 나 사이를 걷다』(2009)라는 제목은 공원의 인문학적 높이에 최대한 근접시키고자 하는 노력에서 만들어졌다. 여기까지는 필자 개인의 영역이었다.

2014년 수행된 망우리공원 인문학길 용역에 근거하여 서울시는 2016년 인문학길을 조성했는데 길의 이름은‘사잇길’로 하였다. 묘지 사이를 걸어가며 사색을 통해 ‘경계를 넘나들고 경계를 허무는’ 망우리 사잇길은 그렇게 탄생했다.

2018년, 필자는 웰컴센터 건립 추진위에 참가하여 설계공모시에 설계의 방향성을 아래와 같이 제시했다.

“망우리공원은 묘지 사용 기간(1933~1973)의 성격상, 한반도 역사상 가장 격동적인 시기를 체험할 수 있는 역사문화유산과 더불어 묘지에서의 사색을 통해 세계적 인문학공원으로서의 미래상을 지향한다…… 따라서 본센터는 묘지관리 기능에 추가하여 근대 위인과 서민이 모셔진 성지로써 시민의 힐링과 역사, 사색 체험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지원하는 기능을 갖추는 동시에 디자인과 구성은 향후 세계적 인문학공원으로서의 미래상 추구에 초점을 맞춘다.”

건물의 건립은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이었기에 현재의 결과에도 기뻐해야겠지만, 활용의 전문가라는 입장에서 제안했던 100명 이상의 교육 공간이 확보되지 않은 것은 큰 유감이다. 인문학 강의가 불가능한 것은 당연하고 현장 행사 때는 비가 오면 어쩌지 하는 근심을 잊을 수가 없다.

2020년 12월, 건물의 명칭을 정하는 차례가 왔다. 독립지사와 한글학자가 계신 곳이라 ‘웰컴센터’는 절대 쓸 수 없었다. 기본 개념의 연장선으로 필자는 망우공간을 제안했다. 제안자를 익명으로 한 예비 심사 과정을 거친 후에 최종적으로 서울시민의 인터넷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망우리공원은 인문학공원이다. 인문학은 수행·수련 등을 통해 사람을 보다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하는 학문이다. 이곳에서의 체험을 통해 근심 하나 덜어내고, 즉 망우(忘憂)하고 다시 도시로 내려간다는 철학성을 갖추었다.

다음에 붙일 단어로 통상적으로 전시관, 역사문화관 등을 들 수 있는데, 묘지공원이라는 분류상의 한계로 충실한 전시관, 역사관은 훗날의 증설이나 다른 건물에 기대해야 했고, 구태의연한 감도 있었다. 고심 끝에 센터나 관(館)의 의미도 가진 공간(空間)을 떠올렸다.

‘공간’이라고 하면, 교양인이라면 누구나 우리 문화사에 큰 영향을 끼친 종합예술지 《SPACE(공간)》을 떠올릴 것이다.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공간 사옥(1971)은 한국 건축사에 큰 획을 그었다. 건축에 한하지 않고 문화예술인의 사랑방이나 공연장으로 오랫동안 사용된 소중한 장소였다. 그래서‘공간(SPACE)’이라는 문화의 아이콘을 계승한다는 의미도 담았다.

그럼, 공간은 무엇일까. 간단하게 ‘장소, 곳’을 말한다. 근심을 잊는 곳이다. 대중적으로는 이렇게 알려질 것이고 이것으로 충분하다. 좀 더 깊이 들어간다면, 공간은 (나의) 상하·전후·좌우로 끝없이 펼쳐진 빈 곳을 말한다. 상하는 하늘과 땅이니 그것은 생과 사를 말한다. 전후는 바라보는 앞면과 되돌아보는 뒷면이니 그것은 미래(현재)와 과거다. 좌우로는 손에 손을 잡을 수 있는 동시대의 이웃들, 사해동포가 존재한다. 그러므로 공간은 생사의 철학을 담고 역사와 미래를 담고 세상의 사람을 포용하는 곳이다.

찾는 이는 물론이고, 산 아래 펼쳐진 메마른 도시를 촉촉하게 적시는 망우인문학이 샘물처럼 끝없이 솟아나는 ‘중랑의 망우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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