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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작가의 망우리 이야기-42 무연고 묘로 처리된 한글학자, 주산 신명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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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1.01  10: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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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우역사문화공원에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우리가 잘 몰랐던 인물이 적지 않다. 그러기에 이곳은 우리 학계를 이끄는 선구적 역할도 맡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인물도 그렇다.

“선생님! 선생님의 영혼이 계시오면 저희들을 수호해 주는 광명이 되어 주시고 힘이 되어 주십시오. 선생님의 사(死)가 저희를 위해 아벨의 후예를 위해 불사의 탄생이 되어 주십시오.”

소설가 한설야가 1941년 발표한 단편 「두견」은 한글학자 신명균(1889~1940)을 모델로 했다. 1931년 동덕여고보에서 동맹휴교 사건이 일어났는데, 학교 측은 주모자 학생들을 퇴학 처분했다. 이때 조선어 교사 신명균은 학생들을 구하고자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때 퇴학당한 학생이 신명균의 장례에 찾아와 위와 같이 애도사를 하고 망우리 장지까지 따라간 모습이 소설 속에 묘사되어 있다. 학생의 모델은 사회주의 독립운동가 박진홍(1913~?)이라고 한다.

신명균의 본적은 고양군 독도(뚝섬)다. 한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1911년 조선어강습원에 들어가 1913년 3월 고등과 1회로 졸업했다. 동기생은 권덕규, 김두봉, 이병기, 장지영, 최현배 등이었다. 1913년 조선어강습원 초등과 강사, 1914년부터 1922년까지 독도공립보통학교(현 경동초) 교사, 1930년에서 1934년까지 동덕여고보 조선어 교사를 지냈다.

신명균은 조선어학회의 중심인물이었다. 1921년 권덕규, 장지영, 최두선 등 6인과 함께 조선어학회의 전신인 조선어연구회를 창립했고 26년부터 간사를 맡았다. 1931년 조선어학회의 발족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이극로에 이어 2대 간사장과 회계간사로 일했다. 1929년 이후 조선어사전 편찬위원회 및 집행위원, 맞춤법통일안 제정위원을 맡으며 한글 맞춤법 통일안 작성에 참여하고 표준어 사정위원으로서 표준어 제정에 기여했다. 조선어학회 기관지 《한글》의 편집 주간을 지냈고 『조선어문법』(1933), 『조선어철자법』(1934)의 저술했다.

한편, 출판사 중앙인서관(이중건)의 실질적 경영자가 되어 《신소년》, 『월남 이상재』(1929), 『훈민정음 원본』(1931), 『주시경 선생 유고』(1933), 『한글역대선』(1933) 등을 펴냈다.

한편 그는 주시경 사망 1년 후 1915년 11월 13일, 동료 제자들과 함께 스승이 믿었던 대종교에 입교했다. 1923년과 1924년 만주 대종교 총본사에서 개최된 총회에 경성 교인 대표로 참석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시인 조지훈은 신명균이 교주 나철의 사진을 품은 채로 자결했다고 회고했다. 후원자요 동지인 이중건의 사망(1937), 일제의 탄압이 가중되며 조선어학회가 어쩔 수 없이 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에 가입한 점(1938), 창씨개명의 실시(1940)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한글의 연구와 보급에 많은 일을 했음에도 가족의 월북 등으로 그동안 아무도 조명하지 않았다. 역사학자 박용규가 연구 논문을 처음으로 발표했고 공적을 정리해 두 번이나 보훈처에 신청하여 마침내 2017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서훈받았다.

그러나 망우리 신명균의 묘가 한글학자 신명균인지 아무도 모른 상태에서 서울시는 2003년경 무연고묘 개장시에 무연고묘로 처리하여 용미리묘지로 이장했다고 한다. 어디에 모셨는지 몇 년 후에 모두 없앴는지 서울시에 확인해 달라는 민원을 넣어도 묵묵부답이다. 지금 남아 있는 비석에는 주산신명균지묘(珠汕申明均之墓)라고만 새겨져 있다. 이래서는 고인이 누군지 시민 대부분 모를 테니 추념비나 안내판을 별도로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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