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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작가의 망우 이야기 -망우리는 망의리(望義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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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1.30  09: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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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우리는 망의리(望義理)

망우리공원에는 개인묘지만 있는 게 아니라 가족묘지도 있다. 유명인사 중에서는 오긍선, 설의식, 함세덕의 묘역이 대표적이다. 가족 묘역에는 ‘사용지’, ‘100평’ 등의 표지석이 남아 있다.

설의식의 경우, 부친인 설태희와 형 설원식의 묘가 윗단에 있고 아래 단에 설의식 부부가 있다. 한용운 묘와 가까운 전망 좋은 능선에 있다. 지역에 따라 등급이 있었는데 아마 평당 사용료가 가장 비싼 일등지였던 것 같다.

부친 설태희(1875∼1940)는 함남 단천 출생의 유학자로 군수를 지냈다. 3·1운동이 일어난 1919년 가족과 경성으로 이주하여 12월 조선경제회 이사, 1920년 6월 조선교육회 발기인, 1923년에는 조선물산장려회 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되는 등 애국계몽운동에 앞장선 개신유학자였다. 비문의 글은 정인보가 짓고 제자는 오세창이 썼다.

장남 설원식(1896~1942)은 만주에서 농장을 경영하기도 하고 광산업도 벌인 사업가였다. 조선의 고전을 출판하는 출판사도 경영하고 부친과 함께 조선어학회의 사전 편찬을 후원했다. 부친 왼편에 묘가 있는데 ‘석천거사 설공지묘’라고 새겨져 있다.

차남 설의식(1900~1954)은 1922년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로 들어가 편집국장으로 재직하던 1936년 8월 손기정의 일장기 말소사건으로 신문사를 떠났다. 광복 후 동아일보 주필과 부사장을 지냈고 1947년 『새한민보』를 창간, 1948년 6월 24일 조선언론협회를 발족하고 회장을 맡았다.

삼남 설정식(1912~1953)은 시인 및 영문학자. 1937년 연희전문 문과를 수석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주의 마운트유니언 대학 졸업, 컬럼비아대학에서 셰익스피어를 연구했다. 『햄릿』을 국내 최초로 번역했다.

해방 후 미군정 여론국장, 1948년 영문일간지 『서울타임스』 주필 및 편집국장을 지냈다. 남로당원이었던 그는 월북하여 휴전회담 때 소좌 계급의 통역장교로 나타났다. 남루한 옷에 농민화를 신고 얼굴이 창백했다고 1951년 7월 19일자 동아일보는 전했다.

1953년 남로당계 박헌영, 임화 등과 함께 숙청당했다. 남쪽에 남은 가족은 부인과 3남 1녀. 설정식의 월북 때문에 설씨 가문은 오랫동안 역사의 조명을 받지 못했다.

1965년 10월 1일 동아일보에 “허윤오씨 4남 영(英)군, 설도식씨 질녀 정혜양, 2일 오후 2시 종로예식장”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설정식의 딸 정혜의 결혼식인데, 4남 도식(기업인)이 아버지를 대신했다. 부부 사이에 난 아들이 허석(1966~ )인데 영화배우 김보성씨의 본명이다. 김보성씨가 시를 잘 짓고 읊는 이유를 알 법하다.

의리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켜야 할 바른 도리를 말한다. 망우리의 애국지사는 나라에 대한 의리를 지키고 헌신한 분들이다.

그리고 사람 관계의 의리를 우리에게 보여주는 분들도 많다. 존경하는 방정환 선배 아래로 들어온 후배 최신복, 아끼는 제자 옆으로 들어온 도산 안창호, 스승이자 선배인 오긍선(세브란스 2대 교장)의 아래로 들어온 이영준(세브란스 3대 교장) 등 망우리에는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은 이들이 많다. 김보성씨는 외조부 두 형님과 외증조부가 계시는 망우리와의 인연이 매우 깊으니‘망의리’홍보대사로 모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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