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나온 배를 인격의 정도로 생각하여 사장님배, 사모님의 풍부한 덕, 혹은 인심이라고 자랑하던 가난한 시절이 우리에게 있었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남용되는 약물 첫 번째가 비만치료제이며, 소아 4명중 1명이 비만이라는 통계까지 나와있다.

비만은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라고 밝혀져 있고, FDA에서는 비만을 질병으로 분류하여 치료하고 예방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으며, 웰빙 바람에 힘입어 고열량 패스트푸드는 경멸의 대상으로 분류되기도 하였다.

예전에는 우량아 선발대회 등도 적지 않게 열렸지만, 현재는 그러한 대회를 찾아볼 수도 없다. 소아비만은 성인비만과는 달리 비만세포가 증식하여 성인비만과 각종 질병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가까운 미래에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인 비만의 특징은 배에 집중적으로 살이 찌는 복부비만이 많으며, 전신적인 비만을 보이는 서구인에 비해 한국인이 성인병에 취약한 이유가 된다.

이는 복부의 내장지방이 체지방에 비해서 늘어난 것으로 내장지방은 체중 증가가 적고 눈에 쉽게 띄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앞에서 말한 성인병의 공통분모가 되므로 가장 주의해야 한다.

한국 성인 남성은 저녁 이후의 술자리에서 일일 섭취열량의 50%이상을 섭취하는 비정상적인 식사 습관이 특징적이다. 회식에서의 술과 안주가 복부비만의 일등공신이며 이와 더불어 흡연과 운동부족이 복부비만을 더욱 가속화시킨다.

한국 성인 여성의 비만 특징은 다이어트를 위해 지방섭취를 줄이고 탄수화물을 과잉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으로 지방을 섭취하지 않는다고 해서 지방이 축적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당지수가 높은 탄수화물은 오히려 체내에서 지방으로 변환되어 지방 합성을 증가시킨다.

섭취 열량을 줄이지 않고서는 절대 체중을 감량할 수 없다. 하지만 초저열량식이나 단식을 통한 급격한 체중감량은 요요현상을 유발해 대부분 실패한다. 그러므로 다이어트의 첫 번째 원칙은 하루에 500Kcal정도 줄인다는 생각으로 섭취열량을 줄이는 것이다. 두 번째 원칙은 허기를 조절하지 못하는 배고픈 다이어트는 실패한다는 것이다.

많이 먹어도 배는 부르지만 열량이 적게 나가고 섬유질이 많아 위장에서 천천히 흡수되는 섬유질 계통의 음식을 천천히 먹는 것이 좋다. 세 번째 원칙은 저열량, 저지방식의 원칙을 지키고 열심히 운동하는 것이다.

운동시 주의해야할 사항은 운동시작 초기 2개월 정도는 오히려 체중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중단해서는 안되며, 지방을 태우고 그 자리에 근육을 대체하기 위해서 유산소운동과 함께 근력운동을 함께 해야 체중을 감량하고 몸매를 만들기 좋다.

한의학에서는 복무 등 피하 지방층에 8~10cm의 침을 놓고 전류를 흘려줄 때 유발된 세포의 에너지 대사로 지방이 분해되는 원리를 이용한 전기지방분해침이 특징적으로 사용된다. 이 때 유산소 운동을 하면 지방이 몸밖으로 배출된다.

또한 복부에 건부항을 사용하여 저류된 기의 순환을 활발하게 하며, 뜸을 이용하여 기혈순환을 더욱 활발하게 하여 지방이 빨리 분해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귀에는 식욕억제와 관련된 경혈에 작은 침을 놓는다.

여기에 지방의 흡수억제와 분해를 촉진시키고, 활동에너지를 증가시켜 대사율을 높여주는 한약이 주로 사용된다. 그 외에도 초음파를 사용한다던지, 광선요법, 훈증요법 등을 환자의 체질에 맞게 사용한다.

체질의학적으로 볼 때 남성의 경우 태음인에게 있어서 복부비만이 많이 나타난다. 그러나 태음인들은 살이 잘 찌는 반면에 살도 잘 빠지는 유형에 속하므로 본인만 노력하면 금방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오히려 소음인이나 소양인의 경우는 겉으로 볼 때는 살이 없어보이지만 은근히 복부에 많은 살이 집중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진단기계로 측정 해보았을 때 내장비만의 수치가 높은 경우가 많다. 이는 겉으로 표시나는 태음인들과는 차이가 있으므로 잘 변증해서 치료에 임해야 한다.

비만은 유전적인 질환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필자는 비만은 습관병이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부족이 만들어낸 생활습관병이다.

그러므로 생활습관을 전반적으로 개선하지 않고서는 비만을 극복하기는 어렵다. 사소해서 무시하고 지나쳐버리기 쉬운 작은 습관이 쌓이고 쌓여서 비만이 되며 살빼기에 순간적으로 성공했더라도 꾸준한 생활습관의 변화없이는 요요현상으로 비만치료에 실패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