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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작가의 망우리 이야기-44, 방송계의 선구자, 노창성·이옥경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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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2.02  14: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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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D.K., 여기는 경성방송국이올시다.”1927년 2월 16일 우리나라 최초의 아나운서 이옥경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나라 최초의 (라디오) 방송이 개시되었다. 전기 기술자로서 경성방송국 개국에 참여한 우리나라 최초의 방송인 노창성은 그의 남편이다. 부부의 둘째 딸은 한국 최초의 패션디자이너로 불리는 노라 노(노명자)이다.

노창성(1896~1955)은 평북에서 출생했으나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고아가 되었다. 중국 안동현 안동신보사에서 문선직공으로 일했는데 매우 영리하다는 소문이 나서 큰 요릿집을 하는 일본인 여주인의 도움으로 소학교를 다니고 1922년 총독부 장학생으로 동경고등공업학교 전기화학과에 들어갔다.

1924년 3월 졸업하고 총독부 체신국 공무과 기수(技手)로 들어가 학교 2년 선배인 시노하라 쇼조와 함께 체신국에서 방송 실험에 노력하여 1924년 12월 9일 최초의 시험방송에 성공했다. 이후 1926년 사단법인 경성방송국(JODK)이 설립되고 1927년 2월 16일 현 덕수초 자리에서 본격적인 방송이 개시되었다. 전국적인 망을 갖추기 위해 1932년 4월부터 (사)조선방송협회로 명칭이 변경되고 경성방송국은 경성중앙방송국으로 바뀌었다.

노창성은 방송국 기술부에서 일하고 1년 후에는 총무부로 옮겨 라디오 청취자 가입을 권유하는 일도 맡았다. 가입자수가 2천 명도 되지 않은 시절이었다. 1931년 기획과장, 1934년 사업부장, 1938년 함흥방송국 국장, 1939년 9월 경성중앙방송국 제2방송부장(조선어 방송)으로 임명되었다.

한편 그는 사회인사로서도 다양하게 활동했다. 인사동의 요정 천향원의 주인 김옥교가 호텔 설립을 위해 1936년 설립한 주식회사 천향각의 이사로 참여했고 1936년부터 1938년까지 조선실업구락부 회원, 조선유도(儒道)연합회 참사 등을 지냈으며 1941년 친일적인 조선음악협회, 1943년 국민총력조선연맹 등에 참여했다.

1943년 6월 ‘단파방송 밀청사건’으로 인해 퇴직하고 우에무라제약에서 근무하다 해방을 맞이했다. 한동안 근신하다가 1949년 11월 중앙방송국장으로 취임해 6.25를 겪고 1953년 8월 전국 13개의 방송국을 총괄하는 공보처 방송관리국장에 임명되었다. 1954년 7월 연희송신소 안테나의 고물 횡령 혐의로 조사를 받았는데 그때의 고생 때문인지 1955년 1월 9일 위암으로 타계했다.

이옥경(1901~1982)의 부친 이학인은 우리나라 최초의 영어학교 동문학교를 나와 황태자(이은)에게 영어를 가르쳤고, 인천세관 근무시에는 인천제녕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을사늑약 후에 가족 모두 만주 안동으로 이주하여 이옥경은 안동 소학교에 들어갔다. 글과 서예, 그림, 스포츠에도 뛰어난 이옥경은 졸업 후 규슈 벳부의 미션스쿨에서 공부하다 16세 때 부친의 별세로 귀국하여 인천고녀에서 공부를 계속했다.

졸업을 앞두고 일본의 의학교 유학을 준비하던 중, 소학교 2년 선배인 노창성이 불쑥 찾아왔다. 1922년 7월 동경유학생 하계귀국강연회 일원으로 노창성이 인천에 왔던 참이었다. 21세에 결혼하고 노창성을 따라 일본에 가서 음악학교에 다니다가 노창성 졸업 후에 함께 귀국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창성의 권유로 25세 때인 1926년 7월부터 체신국 방송소에서 아나운서로서 마이크 앞에 섰다. 중앙방송국 개국 후에도 공채 1호 여성 아나운서 마현경과 함께 계속 일했다. 마현경은, 무용가 최승희의 오빠로 시험방송 때부터 연출과 제작을 맡아 프로듀서 1회로 기록된 최승일의 부인. 이로써 이옥경은 여성 남성을 통틀어 우리나라 최초의 직업 아나운서로 기록되었다. 4남 5녀의 자식을 남기고 1982년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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