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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교육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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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2.17  09: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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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수

(대한노인회 한국노인복지정책연구소장, 한성대 명예교수)

독일의 교육제도는 우리와 상당히 다르다. 초등학교가 4년 과정이고 이 과정이 끝나면 인문학교인 김나지움(Gymnasium)과 직업학교인 레알슐레(Realschule), 하우프트슐레(Hauptschule)로 나뉜다. 인문학교에서는 학문 연구나 사회과학, 자연과학의 기초로부터 배우고, 대개 법대, 의대, 상대, 기초과학 관련 대학으로 진학한다. 또 직업학교에서는 페인트 질, 자동차 수리, 목공 등 실제로 생활에 필요한 분야의 기초와 실기를 배운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인문학교에 진학하는 사람이 21% 내외라는 것이다. 인문학교와 직업학교에 배정하는 권한은 전적으로 초등학교 4학년 담임교사에게 있다. 너무 어린나이에 직업을 결정하는 것이 너무 문제가 있다 하여 중2, 고2 때 학교를 바꾸는 제도로 보완하고 있다. 직업학교의 학생이 인문학교로 바꿀 때는 한 학년 내려서 손님(Gastschuler) 학생으로 간다.

독일의 교육제도가 갖는 특징은 정부가 학생이 어릴 때부터 직업 선택과정에 직접 개입한다는 것으로, 직업에 필요한 학교교육을 중장기적 입장에서 인력 수급을 조절한다는 측면이 고려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인문과학 분야를 제한함으로써 사회의 인력자원을 조절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하나 더 추가한다면 직업학교를 나온 사람도 마이스터(Meister)가 되면 그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서 인정되고 수입과 사회적 지위가 보장된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국가의 우수 인력 수급 차원에서 다시 한 번 음미할 필요가 있다.

우선, 어떤 시각에서 이 문제를 보는가다.

극단적 자본주의적 시각인 소셜 다위니즘(Social Darwinism)적 시각에서 최우수의 두퇴를 선별하고 이를 잘 교육해서 이 나라 국민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데 두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사회주의적 평등의 개념에서 모든 학교를 평준화하고 평준화된 지식과 기술의 바탕 위에서 전 국민을 잘살게 할 것인가다.

그러나 이러한 구분에도 함정은 있다. 첫 번째의 우수한 두뇌는 만들어진다. 또는 부풀려진 내신 때문에 변별력이 없다는 가설이 그 하나이고, 전 국민의 평준화는 전 국민의 하향평준화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 또 하나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가장 많이 바뀐 것이 교육정책이고, 교육정책에 관해서는 전 국민이 전문가 수준에 와 있기 때문에 다들 한마디 할 수 있는 입장이다.

그런데 한마디 덧붙이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 교육제도에 관해 정부의 간섭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의 교육 현장에 대한 간섭은 일제 식민지 때 총독부에서 학교 간섭하던 때보다 더 심하다 볼 수 있다. 대학 신입생 선발 과정, 학과 신설 과정, 학과 증원 과정, 편입생을 뽑는 과정 등에 교육 당국이 일일이 간섭하고 통제한다.

이제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OECD에 가입한 나라답게 교육 현장은 대학 당국에 맡겨줘라. 정부는 중·장기적 인력수급정책에만 신경쓰고 나머지는 대학 스스로 자율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좋겠다. 그것이 21세기의 교육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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