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구청장 후보결정 ‘진통 예고’

류경기 영입, ‘경선 여부’ 주목

기존 후보들 “반드시 경선해야“

최근 네 번의 지방선거에서 단 한번도 구청장을 배출하지 못한 민주당이 삼고초려 끝에 류경기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필승카드로 영입해 16년 만에 구청장 탈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와관련 당내 일부에서는 “중랑구청장 선거에서 내리 4연패를 기록 중인 당의 입장에서는 류경기 전 부시장 카드가 구청장 탈환의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나진구 현 구청장과 비교해 인물이나 행정 경험 등 모든 면에서 전혀 밀리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여러 가지 유리한 선거 상황 속에서도 상대후보에 크게 못 미치는 후보를 내세우면서 네 번 씩이나 구청장 선거에서 패배를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반면 류경기 카드를 모두가 다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일부 당원들은 “그동안 당과 지역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뛰어온 후보들이 있음에도 지역과 전혀 연고가 없는 사람이 경선 없이 구청장 후보가 된다면 누가 수긍하겠느냐”며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오랜 시간 중랑구청장 선거를 준비해 온 김태수, 성백진 서울시의원 등 기존 후보들 입장에서도 류경기 전 부시장의 등장이 반가울리 없다. 지금까지 지역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온 만큼 본인이 나서도 현재 민주당 상황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

이와관련 이들 후보들은 류경기 전 부시장의 영입이 사실상 확정되자마자 “끝까지 완주하겠다”며 “똑같은 위치에서 공정한 경선으로 후보자를 결정해야 한다”며 경선 요구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때문에 지역정가에서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민주당이 결국 전략공천이나 후보 간 여론조사를 토대로 단수후보로 공천하거나, 아니면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해 경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현재 민주당 당헌·당규는 기초단체장 후보 공천에서 전략공천 제도 자체를 없앤 대신 공천 후보 간 경쟁력에 있어 현격한 차이가 있을 경우 단수공천은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류 전 부시장의 지방선거 출마와 관련, “여론조사 50%+권리당원 조사 50% 경선으로는 공천을 장담하기 쉽지 않은 만큼 전략공천을 받든지 아니면 기존 후보와 여론조사를 실시해 단수 공천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에서 경쟁력 있는 구청장을 상대로 승리하기 위해서는 공천 경쟁이 아닌 본선 경쟁력 있는 인사를 공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재 민주당은 상향식 공천을 준비했던 후보, 지방선거 승리라는 명분이 충돌하고 있다”며 “결국 시간을 두고 양측의 지역위원장이나 당원들이 합리적으로 판단해 후보 선정 방법을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