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대한의원 양재원 원장

 아토피는 지긋지긋한 피부질환이다. 아토피 환자들은 피가 나도록 긁어도 그 가려움이 멈추지를 않는다. 말을 못하는 어린 아기들은 밤새 보채고 깊은 잠을 잘 수가 없다. 아토피는 열성 질환중의 하나이다. 혈분에 열사(熱邪)가 내재되어 있다가 감기, 환경, 음식, 스트레스 등의 자극에 의해서 발현되기도 하고 태열이 점차 아토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건조한 가을, 겨울에 아토피 질환은 더 심해진다.

 아토피는 주로 돌 부근의 어린 아기에서 많이 발생하며 초등학교 진학할 때가 되면 점점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아기에서부터 어른까지 전 연령에서 고루 발병하고 있다. 최근들어 성인 아토피의 숫자도 끊임없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아토피는 혈분의 열성 질환이므로 열을 조장하는 경우에 더 심해진다. 스트레스, 음식, 외부 환경의 변화, 감기로 인한 고열이 대표적이다. 어린 아이의 경우는 고열감기를 앓고 난 이후에 아토피가 발병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성인의 경우 갑작스럽게 심해졌다가 좋아졌다가 하는 경우는 드물다.

 한의학에서는 외부의 사기가 몸안에 내재되어 있다가 어떤 자극에 의해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질환을 伏氣化熱(복기화열)이라고 부른다. 아토피도 열성질환 중의 하나이다. 사기가 몸안의 혈분에 잠재되어 있다가 감기나 외부 환경의 변화, 열성 음식물 등에 의해서 갑자기 표층으로 발현되는 온병의 범주에 속하는 질환이다. 이 또한 열성질환이기 때문에 청열한 약으로 혈분의 열을 끄고 표부에 있는 사기를 외부로 흩어줘야 한다.

 아토피는 건조할 때 심한 경우, 밤에 심한경우, 땀이 날 때 심한 경우 등에 따라 나타나는 양상과 가려움의 정도가 다르다. 발현한지 얼마가 되었느냐에 따라서 치료의 기간이 달라지는 것은 두말할 나위없다. 대증적 치료로 혈분의 열을 없애지 못하고 외부의 증상 제거에만 급급하여 오치를 하다보면 열의 증상은 더 심하게 나타난다.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근원적인 치료를 하게 되면 재발없이 완치를 할 수 있으나, 밖으로 보이는 증상을 없애기에만 급급해서 대증적 치료에만 의존한다면 계속 심해지는 상태를 경험할 수 밖에 없다. 아토피를 치료할 때 갑자기 안 나타났던 증상이 확 발현되는 경우가 있다. 흔한 말로 리바운드라고 일컫는다. 연고나 대증적 치료만 하게 되면 혈분의 열사는 계속 안쪽으로 들어가게 된다. 치료를 잠시 중단하거나 감기 등으로 인해 갑자기 뿜어져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 때 평소보다 몇 배의 심한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신속하게 한의원에 내원하는 것이 좋다. 이 사실과 과정을 환자가 정확히 알고 치료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환자의 마음에 큰 차이가 나타나므로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것이 좋다. 아토피는 어릴 때만 나타나는 질환이며 커갈수록 좋아질 것이라는 사실은 잘못된 것이다. 아토피를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이는 성인아토피로 진행되어 가며 환절기, 음식, 스트레스, 야간 등의 조건에 따라서 고통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아토피는 조기에 치료할수록 치료효과가 좋은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한의원에서는 아토피 치료를 위하여 약침과 청열한 한약, 한약으로 만든 로션을 사용한다. 아토피 환자들에게 청열한 한약을 제대로 변증해서 처방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전신의 가려움을 빨리 잡기 위해서 국소적으로 사혈과 약침을 사용하며 체내 독소 게거와 혈분의 근원적인 열을 잡기 위해서 한약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대부분 2~3개월이면 가려움의 70%는 없어지고 1년 정도의 시간을 잡고 치료하면 대개 완치에 이른다. 성인 아토피는 이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