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구 ‘구의원 선거구’ 현행 유지

선거구획정위 최종안 대폭 후퇴

정치권 벽에 막혀 개혁안 좌절

구의회 선거에서 3-4인선거구를 확대, 지방의회 선거제도를 개혁하려던 서울시 시도가 당초 안에서 크게 후퇴했다.

서울시 기초의회선거구획정위원회는 10일 회의를 소집해 다가올 6월 지방선거 구의원 선거에 적용될 선거구를 획정했다.

획정위 회의 결과 서울시 자치구의회 총 선거구는 159개에서 151개로 줄었다. 선거구가 축소된 것은 2인선거구 일부가 3~4인 선거구로 통합됐기 때문이다. 기존에 '0'곳이었던 4인선거구를 7개로 늘렸다. 3인선거구는 48개에서 5개가 늘어난 53개로 결정됐다. 선거구 통합으로 111개였던 2인선거구는 91개로 줄었다.

비록 한 곳도 없었던 4인선거구가 7개로 늘어나고 3인선거구도 5개 증가했지만 획정위 논의 결과는 당초 안에서 한참 후퇴한 것이다.

특히 당초 개혁안에 포함됐던 중랑구 선거구 조정안도 전혀 반영이 안돼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현행대로 구의원 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당초 서울시선거구획정위원회는 중랑구의 경우 의원정수는 17명으로 종전과 같지만 현행 중랑구 ‘가’ 선거구(면목3,8동, 망우3동)와 중랑구 ‘나’선거구(면목4.7동)에서 2명씩 총 4명을 뽑던 방식에서 두 선거구를 묶어 총 3명을 선출하는 방식으로 조정했다. 구의원 1명이 줄어들도록 한 것.

또 중랑구 ‘라’ 선거구(묵1,2동)과 중랑구 ‘마’ 선거구(중화1.2동)에서 각각 2명씩 선출하던 방식에서 두 선거구를 한 선거구로 묶어 총 4명을 선출하는 4인 선거구로 조정했고, 최근 인구가 크게 늘어난 중랑구 ‘사’선거구(망우본동, 신내1동)는 현행 2명에서 3명으로 의원수를 1명 더 늘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서울시선거구획정위원회가 이처럼 구의회 선거구 개편에 나선 것은 인구 변동과 그에 따른 선거구별 인구 편차를 줄여 표의 등가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서울시 획정위 안이 발표되자 풀뿌리민주주의 강화를 주장하던 각종 시민단체와 소수 정당들은 일제히 환영했고 기초의회가 크게 변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거대 양당은 4인선거구 확대를 끝까지 반대했고 결국 7개 증가에 그쳤다.

획정위의 최종 논의 결과가 발표되자 소수당인 정의당은 즉각 "거대 양당의 압박에 굴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4인선거구 확대를 가로막은 정치권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거대정당 압력에 밀려 당초 개혁안을 대폭 후퇴해 통과시킨 것은 정치개혁에 역행하는 것일 뿐 아니라 선거구획정위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며 "일부 위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초래된 것은 거대 양당의 공식, 비공식 압력 탓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