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대한의원 양재원 원장

입하에서 시작하여 입추에 이르는 여름은 만물이 생장하고 번성하는 계절이다. 활동량이 증가하고 기운의 소모가 많으며 보양식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진다. 절기 중에 유독 여름철에만 보양식을 찾는다. 그만큼 여름철 건강 관리가 다른 계절에 비해서 중요하고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냉방병이라고 하여 기운을 발산해야할 여름철에 차가운 에어컨 밑에서 오랫동안 생활했을 때 나타나는 병도 계절의 특성을 반영한 질병이다. 한의학적인 건강관리법을 바탕으로 생활한다면 건강한 여름나기 뿐 아니라 가을, 겨울의 건강을 관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서 여름철의 섭생은 야와조기(夜臥早起)라고 하여 늦게 자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라고 했다. 해가 늦게까지 있으므로 늦게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는 해가 일찍 떠오르므로 해가 떠오르자마자 일찍 일어나라는 의미이다. 여름은 만물이 번성하고 무르익는 계절로 태양의 영향이 가장 큰 계절이다. 이는 양기(陽氣)를 충분히 축적하여 면역력을 강화하여 겨울의 혹한을 이길 수 있다. 여름철에 충분히 야외활동을 하지 않으면 가을이 되어 기침 감기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뜨거운 태양아래 장시간 노출을 하게 되면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 및 탈수로 인한 질환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의 적절한 운동은 중요하다. 밖으로 나가 아침 해를 향해 운동하며 몸안의 노폐물을 적당한 때에 배출하고 신선한 공기를 흡입하여 몸안의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몸을 단련한다. 여름철 장시간의 운동은 탈수와 일사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아침, 저녁 선선할 때 자신의 몸에 맞는 운동을 30분~1시간 가량 하는 것이 좋으며, 수건을 가지고 다니면서 땀을 닦아주어야 피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습도가 높은 경우는 대기 중에 수분이 많기 때문에 운동강도를 낮추거나 간헐적으로 휴식시간을 가지면서 운동하는 것이 좋으며, 운동 중 어지럼증, 경련, 구역질 등의 정상이 나타나면 운동을 즉시 멈추고 휴식을 취하며 수분과 염분을 섭취해야 한다.

여름철 심장기운은 왕성해지고, 신장의 기운은 쇠약해지므로 정(精)과 기(氣)가 쉽게 손상을 받게 된다. 과음, 과로, 섹스 등 심한 육체적 정신적인 노동을 줄여야 정(精)과 기(氣)를 굳게 지켜서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 등의 만성 질환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여름은 성장을 주관한다. 마음을 관리하지 못하면 심장이 상하게 되어 여름철의 기운에 손상을 줘서 가을에 큰 병을 앓을 수도 있다.

여름철에는 인체의 양기(陽氣)가 피부를 통하여 외부에 발산되어 상대적으로 하복(下腹)이 냉하므로 습기가 차고, 찬 곳에서 장시간 동안 있는 것을 삼가야 한다. 여름철은 소화기관이 약하여 지나치게 찬 음식과 기름진 음식은 복통, 설사, 소화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여름철의 더위는 기운을 손상하고, 소화기능을 도울 수 있는 체질에 맞는 보양식이를 통해서 기운을 보강한다. 더위를 많이 타고 겨울에도 찬물을 좋아하는 소양인(少陽人)은 체질적으로 속이 따뜻하고 기(氣)의 작용이 왕성하므로 녹차나 수박, 포도, 참외, 멜론같이 수분이 많고 시원한 과일이나 신선한 야채, 해산물 같은 성질이 찬 음식을 먹으면서 더위를 이기고 몸속의 음기(陰氣)를 보강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추위를 많이 타고 소화기능이 약한 소음인(少陰人)은 체질적으로 기(氣)의 작용이 약하고 속이 차므로 인삼차나 복숭아, 자두, 토마토같은 따뜻한 성질의 과일로 갈증을 해소하고 이열치열(以熱治熱)의 섭생법으로 삼계탕, 보신탕같은 따뜻한 음식으로 기(氣)를 보강해주어야 한다. 특히 여름만 되면 소화가 잘 안되는 사람은 생강, 마늘, 겨자, 식초 등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이들 조미료는 식욕을 돋우고 배를 따뜻하게 하며, 식중독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차가운 음료보다는 따뜻한 한방차를 마시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신맛을 가진 약재는 수렴하는 효능이 있어 기운이 피부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땀샘을 조절하는 작용을 하며, 칡은 인체의 수분인 진액을 보충시키며 갈증을 없애주고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 그러므로, 생맥산이나 구기자차, 오미자차, 칡차, 매실차 등은 식욕과 기력을 회복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여름철 건강관리는 음식에서부터 온도, 운동 등 신경써야할 것이 많다. 과하게 해도 병이나고 부족하게 해도 병이 나기 쉬운 계절이다. 그러므로, 조금 지혜롭게 대처하여 건강한 여름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