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료원 호흡기내과 김수현 과장

극심한 일교차와 미세먼지로 가득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최근 호흡기내과를 찾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진료실을 찾는 환자 대부분은 기침과 가래, 그리고 호흡곤란을 호소한다. 그중 다양한 원인과 증상을 보이는 호흡곤란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호흡곤란은 일상적인 호흡이 곤란하여 공기가 부족하거나 숨 쉴때 힘이 들고, 가슴이 답답하다는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것을 말한다.

호흡곤란의 중증도 평가 기준으로는 평지를 동년배와 함께 걷고 있는데 나만 숨이 찬다면 mMRC 2단계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호흡곤란의 위험 증상으로 적혈구 속의 헤모글로빈이 산소와 결합하지 못해 피부가 파랗게 보이는 청색증, 산소포화도의 저하(95% 이하), 빈호흡이나 색색거림, 의식저하, 빈맥 등으로 이 경우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호흡곤란의 발생 원인에는 먼저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나 천식, 폐렴, 기흉 등의 호흡기 질환이 있다. 두 번째로 심부전, 심근허혈, 심장판막질환, 부정맥 등의 심혈관 질환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우울이나 불안, 공황장애, 과호흡 증후군과 같은 심리적 문제도 호흡곤란을 일으킨다. 마지막으로 비만이나 근감소증, 빈혈, 갑상선 기능 항진증도 호흡곤란 원인 증상이 될 수 있다.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환자가 병원을 찾아오면 의사는 먼저 병력을 체크한다. 호흡곤란의 유형과 상황 및 동반 증상과 질환 등을 확인하고 나서 신체검사를 실시하는데 심전도와 흉부 X선 검사, 폐기능 검사, 심장 초음파, 심폐 운동검사 등을 통해 환자의 정확한 상태를 확인한다.

호흡곤란은 먼저 원인이 되는 질환에 대한 치료부터 시행한다. 저산소증이 동반되는 위급 상황에서는 산소 처방을 내리기도 한다. 급성기 환자의 경우 운동 제한이나 염분 제한, 기관지 확장제 처방과 같은 대증요법을 실시한다. 호흡기 질환은 만성 환자가 많아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해 환자 맞춤형 호흡재활운동과 함께 식이요법, 금연 등을 권유하고 있다.

의사는 가짜 호흡곤란과 진짜 호흡곤란을 구별하여 환자를 치료한다. 예를 들어 최근 코로나19 기간 운동 부족으로 인한 체중 증가로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환자의 경우는 식단관리와 운동을 통한 체중조절로 증상이 사라지는 가짜 호흡곤란 환자로 분류할 수 있지만, 매일 한 갑씩 40년간 흡연하고 계단을 조금만 올라도 숨이 가쁜 환자는 진짜 호흡곤란 환자로 금연과 함께 산소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50세 이상 흡연자의 경우 기침이나 가래, 호흡곤란이 있다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의심해 볼 수 있기 때문에 꼭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런 환자들이 혹시라도 감기나 폐렴, 코로나19 등과 같은 호흡기 질병에 걸리면 급성 악화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미세먼지가 많고 공기오염이 심할 때는 외출을 자제하고, 황사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밖에도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환자 중에는 폐렴을 의심하는 경우도 있다. 폐렴은 폐포(공기주머니)에 발생한 염증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을 통해 감염이 발생한다. 호흡기가 약화된 상태에서 감기나 독감에 걸리면 폐렴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아진다. 노인의 경우 폐렴에 걸리면 무기력증이나 식욕저하, 졸림증, 기저질환의 악화가 나타나는데 호흡기 증상이 미미해 폐렴 진단이 지연될 수 있다. 섬망 등 정신상태의 변화와 식욕저하 등이 있다면 폐렴을 의심해 봐야 한다. 그리고 70세 이상 노인 폐렴의 80%는 음식물이나 이물질이 기도로 잘못 들어가는 흡인성 폐렴이다. 음식을 씹어 삼키는 연하운동과 관련 근육 감각이 저하돼 기침과 같은 반사작용 없이 음식물을 기도로 넘기게 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65세 이상부터 폐렴환자 사망률이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다. 연구조사에 따르면 65세 미만 연령층에 비해 70배에 이른다고 하니 건강을 유지하면서 면역력을 키우고, 적절한 실내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과로와 음주, 흡연은 피해야 하며 독감 및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미리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