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료원 가임기센터 김민정 과장

최근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임신과 출산도 함께 늦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난임 가정도 비례해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한 살이라도 미리 난자를 얼려두려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특히 가수 이지혜 씨와 배우 명세빈 씨, 개그우먼 장도연 씨와 안영미 씨가 실제로 난자 냉동을 했다는 인터뷰 기사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난자동결을 과거에는 암 등의 질환 치료를 받기 전 가임력 보존을 위해 실시했다면 최근에는 건강한 젊은 여성들도 시술받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갈수록 늦어지는 초혼 연령으로 인해 미래를 위해서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가임력을 보존하는 것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먼저 ‘가임력 보존’이란 나이에 따른 임신할 수 있는 자연적인 능력의 저하나 저하를 유발하는 의학적인 치료 전에 건강한 배아나 난자, 정자 등을 동결하여 안전하게 보존하는 방법으로 시행 시기가 빠를수록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임력 보존을 위해서는 먼저 현재의 가임력 검사를 하는데 여성의 경우 항뮬러관호르몬(AMH) 검사와 초음파 검사, 혈액 검사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특히 AMH 검사는 피를 뽑아서 진행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어서 많이 권유하는데, 검사는 여성의 난소 기능과 생식 능력을 판단하기 위해 시행하며 AMH를 측정한 이후 난소예비능(난소에 남아 있는 난자 수)을 확인하게 된다. AMH 결과 보고서의 수치와 전문가의 해석을 통해 분석이 가능하다. AMH의 경우 난포의 개수를 의미하며 여성은 보통 100~150만 개를 가지고 태어난다. 나이가 들면 그 개수가 줄어들며 1,000개 이하가 되면 폐경에 이른다. 단, AMH 수치가 난자의 질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자기 나이대의 50% 중간 정도의 수치를 유지하면 된다. AMH 검사 시기는 생리 주기와는 무관하며, 25세 이후 일반 건강검진 때 추가 검사를 실시하면 된다. 중간 값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1~3년 사이에 추적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산부인과에서 실시하는 초음파 검사의 경우 먼저 난포의 혹 여부 및 동난포 개수를 확인하거나 자궁 근종이나 용종, 선근증 등의 양성질환을 체크하고 자궁내막 두께 및 이상 여부를 살펴본다. 나팔관의 수종과 농양 등 이상 여부도 확인하는데 특히 난소혹의 경우 AMH 수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꼭 초음파 검사도 받아서 판단해야 한다.

남성의 경우 가임력 검사는 기본 검사로 정액검사를 실시하며 정액의 양과 정자 수 및 운동성, 모양으로 양과 질을 평가하며 검사 결과가 좋지 않으면 비뇨의학과에서 추가 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한다. 검사 전 3~5일간의 ‘금욕기간’이 필요하며 검사 당시 컨디션이 큰 영향을 미친다. 정액검사는 하위 5% 이상만 되어도 정상이다. 단 평균값에 미치지 못한다면 가임력 보존을 위해 정자동결을 고려해 봐야 한다.

가임력 보존을 위해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는 배아동결을 한다. 이는 시험관 아기 시술 후 이식 과정 없이 전체 배아를 동결 보존하는 것으로 난자동결 보다 임신 성공확률이 더 높다. 배우자가 없는 미혼 여성은 난자동결을 시행하며 한 번의 임신 시도를 위해 필요한 최소 난자의 수는 5개 이상으로 필요에 따라 여러 차례 동결 보존 과정이 필요하다.

정자동결은 일정상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아기 시술 당일에 남편의 정액 채취가 어려운 경우에 많이 하는 편이나 남성의 정자도 40대 중후반 이후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젊고 건강한 정자를 보존하기 위해 미리 하는 경우도 최근 늘어나고 있다.

임신에 있어서 여성의 나이는 필요불가결한 조건이다. 만혼으로 인해 임신이 늦어지면서 난임으로 고통을 겪는 부부도 증가하고 있는데 하루라도 빨리 난임센터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유한다. 미래의 가임력을 위해 미혼이거나 신혼일 때도 미리 동결을 통해 가임력을 보존할 것도 적극 추천한다. 언제든지 서울의료원 가임센터를 방문해 상담과 검사를 받고 함께 대응 방안을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