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품

어느 날, 한국의 서점가에서 눈에 띄는 책 한 권이 있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이었다. 프랑스에서는 평범한 반응이었으나 한국에서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결국 프랑스에서도 재조명 받았다. 이처럼 창작물이나 제품들이 제작 국가에서는 평범하거나 실패한 경우에도, 해외에서 엄청난 인기와 성공을 거두는 일은 드물지 않다.

일례로,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을 살펴보자. 일본 내에서 방송 시간과 지역에 따라 인지도가 천차만별이지만,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접근성이 높아진 덕분에 일본보다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얻는 경우가 많다. 꾸러기 수비대나 행복한 세상의 족제비 같은 작품들은 저작권 문제로 인해 재방송이나 영상 매체 발매가 어려워진 것이 해외에서의 인기 요인 중 하나가 되었다.

또한, 국가별 정서 차이는 창작물의 수용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제작 국가에서는 소외되거나 인지도가 낮은 장르의 작품이 타국에서는 큰 인기를 모으는 경우가 흔하다. 반대로, 제작 국가에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해외에서는 신선하고 참신하게 받아들여져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현지화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번역과 더빙이 잘 이루어진 작품은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크로스파이어라는 FPS 게임은 한국에서는 서든어택의 그늘에 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중국과 베트남 시장에서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1990년대 초중반 한국에서 방송된 일본 애니메이션들 중 상당수는 일본 현지에서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으나, 한국에서는 주류 시간대를 점령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는 일본에서 인기가 없었던 애니메이션들이 저렴한 가격에 수입되어 한국의 방송국에서 방영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 드라마 역시 같은 상황을 겪었다. 한국 현지에서 다른 드라마에 밀려 흥행에 실패한 작품들이 해외에서는 싼 값에 판권이 팔리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창작물의 성공이 단지 제작 국가의 반응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오히려 다른 문화권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두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창작물의 다양성과 글로벌 소통의 중요성을 잘 드러낸다. 이처럼 좋은 작품은 시간이 지나도 언젠가는 그 가치를 인정받고 빛을 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