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지난 3월 31일까지 '낙이망우樂以忘憂-망우동 이야기'라는 주제로 망우동의 깊은 역사와 풍부한 문화를 다룬 특별전을 개최했다. 이 전시회는 망우동에 관한 조선시대 인문지리서인 '망우동지(忘憂洞誌)'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되었으며, 망우동 주민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만들어가고 있는지를 설명했다.

특히,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중랑구 망우동의 지역적인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하여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역사적 이야기로 재해석한 것이다. 이번 특별전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첫 번째 부분에서는 과거 망우동의 모습과 변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으며, 두 번째 부분에서는 현재 망우역사문화공원으로 변모한 망우리 공동묘지와 그곳에 잠든 유명 인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회 ’낙이망우, 망우동 이야기‘의 감동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께 소개한다.

1부 : 망우동의 변화와 기역, 옛 추억에서 현재로

망우동의 역사는 깊고 다채롭다. 1760년경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는 <망우동지>는 동래 정씨, 의령 남씨, 평산 신씨 등 세 양반 가문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망우동을 관통하는 평해로, 능행로, 국장로 등 세 길의 역사를 소개한다. <망우동지>는 당시 망우동의 자연환경과 지역 인사들의 행적을 기록한 지방지로서, 조선시대에 주로 군 또는 현 단위로 작성된 지방지에 비해 독특하게 동 단위로 작성된 특별한 문헌이다. 이로 인해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중앙선이 개통되고 망우리 공동묘지가 조성되면서 망우동의 모습은 크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1963년 서울로의 편입은 망우동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배밭이 많아 학교 땅 확보가 유리했던 망우동은 서울시 인구 증가에 따른 학생 수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 중심지로 부상했다. 이화여대병설미디어고등학교, 송곡여자고등학교, 혜원여자고등학교 등 다수의 학교가 들어서며 교육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의 망우동은 학교생활로 활기를 띠었다. 당시 학생들은 허허벌판의 망우동과 시베리아를 결합한 '망베리아'라는 별명으로 지역을 친근하게 부르며, 학교 후 떡볶이 포장마차촌 골목에서의 추억을 공유했다. 이곳은 학생들에게 사랑받는 소통의 장소였으나, 시간이 흐르며 대부분의 포장마차는 사라지고 소수만이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망우동의 역사와 문화적 유산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니며, 이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소중한 기억의 산물로 남아 있다. 망우동의 변화를 기록한 이번 연구는 지역사회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며, 망우동의 고유한 정체성과 문화적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를 마련한다.

2부 : 망우리 공동묘지, 역사의 흔적에서 시민의 휴식처 망우역사문화공원으로.

서울, 망우동 –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망우리 공동묘지가 현재 시민들이 즐겨 찾는 산책길 및 공원으로 변모한 이야기가 새롭게 조명되었다. 1933년 일제에 의해 설립된 이후 1973년에 폐장될 때까지 48,000여 기의 무덤을 안고 있었던 이 공동묘지는 현재 약 6,600여 기의 무덤만이 남아 있으며, 독립운동가 유관순, 한용운 등 근현대사의 중요 인물들의 묘역이 이곳에 있다.

이곳은 2022년 4월 1일 공원화 사업을 통해 시민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망우역사문화공원’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영상실을 통해 겨울철에도 망우역사문화공원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공원 내 위치한 무덤들의 상세한 정보를 담은 <분묘도면>이 최초로 공개되어 방문객들에게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이중섭의 미공개 작품들과 박인환의 초기 시집 등 귀중한 문화유산들이 전시되어 방문객들에게 근현대 문화예술의 다채로운 면모를 선사한다. 이러한 전시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인 유홍준 교수와 전 성신여대 총장 양보경 교수 등 전문가들의 해설을 통해 더욱 깊이 있는 이해를 도모한다. 특히, 현장 관리 담당자의 인터뷰 내용이 담긴 영상은 망우역사문화공원의 의미와 가치를 전달하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이처럼 망우역사문화공원은 역사의 한 페이지에서 현대 도시 생활 속 휴식처로 자리매김하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소중한 공간으로서 시민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망우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함과 동시에, 잊혀져 가는 역사적 사실과 문화적 가치를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망우동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유산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일상의 근심을 잊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비록 전시회는 2023년 3월 31일에 막을 내렸으나, 온라인 전시관은 계속해서 문을 열 계획이다. 전시회 현장을 직접 방문하지 못한 분들은 온라인 전시관을 통해 우리의 낙이망우 이야기를 함께 경험하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