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디카시광장<행복한바람/현송희>

유행가 가사처럼 연애는 필수지만 결혼은 선택인 시대에 살다 보니 청첩장이 반가울 때도 있다.

언제부터인가 부음이 청첩보다 더 많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의 결합 순간을 포착한 영상과 낭창낭창한 언술이 장문의 주례사보다 낫다. 인생 선배 입장에서 2연에 ‘하늬바람’이 아닌 ‘서릿바람’이라 쓴 이유가 있을 것이다. 「행복한 바람」은 ‘바람’이 주제이자 소재다.

소재는 바람‘風’인데 전체적인 의미는 동사 바라다의 ‘希望’이다.

이중 발화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스마트 시대다. 늘어지고 길어지는 건 지루하다.

생의 ‘화양연화 저 순간, 바람마저 질투를 하는지 면사포가 너울거린다.

기와 마루에는 십이지상이 망을 보고 있다. 푸른 소나무는 예사롭지 않다.

백년가약을 기약하라고.

-손설강 시인-

- 디카시 정의 -

디카시(詩)는 자연이나 사물에서 포착한 시적 형상(감흥)을 스마트폰 내장 디카로 찍고 짧게 언술하여 영상기호와 문자기호를 하나의 텍스트로, SNS를 통해 실시간 쌍방향 소통하는 극순간 멀티언어예술이다.

2004년 경남 고성에서 지역문예운동으로 시작돼 디지털 환경 자체를 시 쓰기의 도구로 활용한 디지털 시대 최적화된 새로운 시로, 남녀노소 누구나 향유하는 생활문학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디카시는 K-리터러처로 해외로도 소개돼 한글과 한국문화를 알리는 글로벌 문화콘텐츠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