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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벌경영’의 민낯 드러낸 ‘송곡학원’정부 지원 받지만 징계는 셀프로?
김구철기자  |  news455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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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05  18: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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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벌경영’의 민낯 드러낸 ‘송곡학원’

설립자 일가 돌아가며 교장 취임

차남 20년간 근무안하고 급여 챙겨

정부 지원 받지만 징계는 셀프로?

 

최근 사립유치원 비리 실태가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대표적인 사학인 학교법인 송곡학원의 족벌경영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사립학교의 경우 정부지원은 국‧공립학교와 별반 차이 없이 받으면서도, 학교 전반의 인사권과 징계권은 사학재단이 가지기 때문에 설립자와 이사회가 족벌경영으로 학교 운영을 좌지우지하면서 회계‧인사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랑구 최대 사학인 송곡학원의 비리가 언론의 보도로 드러났다. 설립자 차남이 20년간 전혀 일을 하지 않고도 총 3억5천만원의 급여를 챙기는 등 인사‧회계 비위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교육청이 송곡학원에 관련자를 중징계하라고 요구했지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립학교법에서는 사학이 교육당국의 징계 요구를 그대로 따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송곡학원 사학비리 천태만상=SBS의 지난 14일 <8 뉴스>에 따르면 이곳은 설립자 일가가 학교 핵심 요직을 차지하고 친인척을 적극 채용하는 가하면 이들에게 부당한 방법으로 급여를 지급했다. 그러면서도 재정결함을 명목으로 매년 130억원을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송곡학원은 1965년 설립된 중랑구의 대표적인 사학으로 송곡여중, 송곡여고, 송곡고, 송곡관광고와 강원도 춘천시에 소재한 송곡대학교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 학교에는 유난히 성이 왕씨인 직원이 많다.

2년 전 숙환으로 숨진 설립자 왕 모 씨는 생전에 송곡여중, 송곡여고, 송곡고의 교장을 역임했고, 2003년 설립한 송곡대의 총장을 맡았다. 부인 이 모 씨와 장녀, 차녀 역시 학교장과 총장을 지냈고, 장남은 현재 송곡대 총장, 3녀는 송곡대 부교수를 맡고 있다. 3남은 송곡고의 교장이고, 4녀는 송곡관광고 교사다. 설립자의 며느리, 손녀, 사촌조카는 기간제 교사와 행정실 직원 등으로 일하고 있다.

이중 설립자의 둘째 아들이 20년간 일은 하지 않고 급여만 챙겨간 사실이 2011년 서울시교육청의 감사로 적발됐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그가 처음 채용된 것은 1991년. 당시 송곡고 교장이었던 설립자 장녀가 행정실 인사담당자에게 남동생 채용을 지시했고, 채용될 만한 경력이 없음에도 경력이 있은 것처럼 서류를 꾸몄다.

교장은 동생이 실제로 학교에서 근무하지 않았지만 행정실장을 시켜 대리로 지문을 인식하는 방법으로 근무한 것처럼 조작했다. 설립자 차남은 20년간 이런 방식으로 월급뿐 아니라 연가 보상비와 성과 상여금까지 포함해 총 3억5천여만원을 챙겼다.

사학재단에서 친인척의 이름만 올리고 부당하게 급여를 지급하는 것은 비교적 흔한 비리 행태지만, 이 경우는 20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이뤄졌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이런 비위가 가능했던 이유는 송곡학원이 철저한 족벌경영으로 움직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설립자 왕씨는 사망 직전인 94세까지 송곡대 총장직을 맡을 만큼 재단 내 지배력이 강력했다. 왕씨가 사망한 이후 공석이 된 총장직은 장남이 꿰찼다. 장남은 2006년 송곡학원 이사, 송곡고와 송곡관광고의 교장을 차례대로 지냈다.

왕씨 일가의 권력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건은 또 있다. 지난해 9월 서울시의회는 송곡여중 교장이 영양사에게 4시간 동안 사직을 강요하며 막말한 갑질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본보 451호).

이날 공개된 녹음 파일은 2013년 2월 송곡여중 교장 A씨가 같은 재단의 송곡여고 영양사를 불러 “주제 파악하고 (사직서) 쓰시라구 쓰지 않으려면 거기 서있어 움직이지 마라”, “교장이 하라면 하는 거지 니가 뭔데” 등 갑질과 막말이 이어졌다.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송곡여중 교장이 송곡여고 영양사에게 교육프로그램을 하라고 지시했으나 이를 거절하자 이 같은 갑질을 벌였다. 이 교직원은 결국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시 감사에서 송곡학원은 총 29건의 지적사항에, 교장을 비롯한 41명에 대한 신분상조치 처분을 받았지만,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징계권을 거머쥔 것은 재단 측이기 때문이다.

 

징계권‧인사권 이사회 맘대로=마찬가지로 설립자의 차남 관련 비리에 대해서도 교육당국은 징계처분을 내렸다. 시교육청은 설립자 차남을 허위로 고용해 20년간 급여를 지급한 책임을 물어 관련자 6명을 징계하라고 송곡학원에 요구했다.

당시 교장이었던 설립자 장녀는 해임을, 행정실장은 정직하라는 중징계 처분이었다. 하지만 재단 이사회는 정직 3개월과 감봉 3개월로 징계 수위를 낮췄다. 현행 사립학교법에는 교육당국이 징계 요구만 할 수 있고, 징계 수위는 학교 이사회가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학재단의 재량권과 징계권을 폭넓게 보장해주는 사립학교법 탓에 교육청은 사립학교를 감사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은 있으나, 감사 적발사항에 대해선 강제력 없는 시정요구밖에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처럼 사학재단은 막강한 인사채용 권한과 징계권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학교의 거의 모든 재원이 국민 세금으로 운영된다. 교원 인건비, 운영비 등이 모두 교육청에서 지급하는 재정결함보조금으로 충당된다. 재정 지원 측면만 놓고 보면 국공립학교와 사립학교는 차이가 없는 셈이다.

교육청은 사립학교의 입학금과 수업료, 법인 법정부담금 등 기준재정수입이 인건비, 학교운영기본경비 등 기준재정수요에 미치지 못할 때 그 부족분을 재정결함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학재단은 법인에서 부담해야할 법정부담금은 제대로 내지 않으면서 재정결함보조금으로 인건비와 운영비를 메꾸려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송곡학원의 4개 중고등학교는 최근 3년간 매년 약 130억원을 재정결함보조금 명목으로 지원받았다. 송곡학원은 이를 교직원의 급여와 각종 운영비로 지급했다. 이 급여 항목에는 4대 보험료 등 법인이 내야할 법정부담금이 있는데, 송곡학원의 경우는 금액이 10억원 정도다. 그런데 실제로 낸 돈은 1천만원에 불과해, 의무는 다하지 않은 채 국민 세금으로 제 식구들 주머니만 채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학재단들은 학교 자율성이라는 명목으로 정부가 부여한 일종의 자율권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교육기관으로서 기본적인 의무도 지키지 않고 있다. 결국 사학재단에게만 유리한 사립학교법을 손봐야 문제가 해결될 지경에 이르렀다.

이와관련 전문가들은 사학 비리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사학재단에 대한 철저한 감사와 사립학교법 개정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정부가 사학비리 청산을 공언한 만큼 약속이 지켜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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