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대장증후군을 한의학으로 치료하자.

구대한의원 원장 양재원

현대인들의 장은 예민하다. 계속된 스트레스 , 음주, 흡연,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우리의 장은 많이 괴롭다. 한 조사에 의하면 대한민국 성인의 20% 이상이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란, 대장 내시경이나 엑스선검사로 확인되는 특정 질환은 없지만 식사나 가벼운 스트레스 후 복통, 복부 팽만감과 같은 불쾌한 소화기 증상이 반복되며, 설사 혹은 변비 등의 배변장애 증상을 가져오는 만성적인 질환이다. 남성보다는 2배나 많은 수의 여성들이 이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한의학적으로 어떻게 볼 것인지, 체질적인 관리는 어떻게 하며 치료는 가능한지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진 것이 없으며, 내장 감각의 과민성 증가, 위장관 운동성의 변화, 위장관 팽창도 감소 등이 관찰된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과민성 대장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복통과 배변 습관의 변화를 들 수 있는데 복통이 심하더라도 배변 후에는 호전되는 특징을 보인다. 점액질 변, 복부팽만이나 잦은 트림, 방귀, 전신 피로, 두통, 불면, 어깨 결림 등의 증상도 나타나지만, 이러한 증상이 수개월 또는 수년간 계속되더라도 몸 상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특징이다. 때로는 통증, 설사, 구토 및 심한 두통까지 있기 때문에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은 먹는 것을 무서워하기도 한다. 정상적으로 먹든, 그렇지 않든 영양소가 적절히 흡수되지 못하기 때문에 영양불량을 초래할 수 있다. 그 결과로 정상적인 사람들에 비해서 30%나 많은 단백질이 더 필요하고, 설사에 의해서 빠르게 고갈되는 미네랄과 미량원소를 더 많이 섭취해야 한다.

한의학적으로는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3가지 체질에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모두 발생할 수 있다. 여성의 경우는 소음인에게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많다. 특히 손발이 차거나 아랫배가 찬 여성에게 다발한다. 여성과 남성의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큰 감별점 중의 하나가 남성에게 있어서는 변비로 인한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빈도 수는 여성의 그것에 비해서 극히 적다. 즉, 남성의 경우는 대부분 설사로 인한 고통을 호소한다.

변비가 있는 여성의 경우, 복부팽만, 손발시림, 손발저림 등을 함께 호소하며 요쿠르트, 섬유질 등의 보조식품을 먹지 않고서는 변을 원활하게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설사가 있는 여성의 경우는 주로 피부색이 희며, 예쁘장하게 생긴 외모에 야윈 사람들에게 다발한다. 신경이 많이 예민하여 불면증을 호소하기도 하며, 겨울철 추위에 몹시 약하다. 영양의 결핍으로 머리카락이 많이 푸석하며, 탈모가 발생하고 손발톱이 잘 부서진다.

남성의 경우는 보통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3가지 체질에서 고루 발생한다. 설사 및 복통이 주를 이루며 음주, 회식 및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들에게서 이 증상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태음인, 소양인에 비해서 소음인의 과민성 증후군은 설사의 빈도가 많지 않다. 즉, 태음인 소양인이 화장실을 하루에 3-4회 간다면, 소음인은 1-2회 가는 경우가 많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앓고 있는 태음인은 주로 피부가 희며 땀구멍이 크고 피부가 두텁다. 더위를 많이 타고 찬물을 잘 마시나 찬물로 샤워하는 것을 싫어한다. 소양인의 경우는 복통이 없으면서 설사만을 하는 경우가 많다. 소음인은 앞의 두 체질에 비해서 추위를 많이 타며 손발과 아랫배가 차고 복통과 설사, 복부팽만감이 함께 있으며 돼지고기를 먹거나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바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과일과 채소, 현미, 콩을 포함한 고섬유질 식이를 먹어야 한다. 동물성 지방, 버터, 탄산음료, 커피, 유제품 등은 장 점막에 의한 점액분비를 자극하고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하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소화기능이 약한 경우가 많으므로 음식을 천천히 잘 씹어서 먹고 과식은 삼가는 것이 좋다. 잠자기 직전에 음식을 먹지 말고, 먹은 후 1~2시간 지나서 눕는 것이 좋다.

한의원에서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보더라도 각 체질에 근거한 처방과 식이로 관리하고 치료한다. 단순하게 변비약, 지사제, 섬유식품 등을 복용하는 것은 근원적인 치료가 되지 못하고, 한 순간 증상만을 완화시켜줄 뿐이다. 현대인들의 고통받는 장은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공부하는 학생에게는 집중력의 저하와 아침의 고통을 함께 가져다주므로 반드시 한의원을 방문하여 전문적인 치료 및 관리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