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대한의원 양재원

갱년기는 여자에게만 있다? 정답은 ‘아니다.’ 남자에게도 갱년기가 있다. 이를 남성 갱년기라 부른다. 여성갱년기는 워낙에 유명하고 남성 갱년기라는 단어는 요즘 들어서 만들어진 신조어에 가깝다. 많은 여성에게 갱년기 증상기 다년에 거쳐서 나타나는 반면 남성에게는 그 증상의 변화가 미미하고 단지 나이탓으로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금까지 많이 잊혀져 왔다. 근래에 와서는 여성갱년기에 비해 훨씬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남성 갱년기이다. 시기적으로 IMF를 거치면서 비로소 주목받기 시작했다. 남성의 역할과 권위가 감소했던 상황이 크게 한 몫 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만큼 심리적인 위축과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이 질환의 유발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럼 남성 갱년기는 여성의 그것과는 어떻게 다르며 극복방법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黃帝內經) 소문(素問)의 『상고천진론(上古天眞論)』에서는 남성 갱년기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남자 40세에 신장의 기운이 쇠약해져서 머리카락의 윤기가 떨어지고, 치아가 약해진다. 48세에 양기가 위쪽에서부터 쇠약해지기 시작해서 얼굴이 푸석해지고 머리가 희끗희끗해진다. 56세에 간의 기운이 떨어져서 근육이 잘 움직이지 않고 나면서부터 받은 하늘의 기운이 고갈되어 정력이 감퇴되고 신장의 기운이 장차 약화되고 형체가 극에 다다른다.” 황제내경에서는 남자의 갱년기는 40세를 전후해서 시작한다고 보고 있다. 40세가 지나면 몸이 예전같지 않은 것을 느끼면서 몸도 많이 무겁고 기운도 떨어지고 감정상의 변화도 나타난다.

여성 갱년기와 남성 갱년기의 공통점은 남녀 모두 갱년기가 되면 성호르몬(sex hormone)의 감소로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경험한다. 남성 갱년기에 나타나는 증상은 여성 갱년기 때 나타나는 증상들과 유사하기 때문에 남성들도 갱년기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증상으로 고통을 받게 된다. 그러나 여성과 달리 갱년기가 오더라도, 남성은 생식 능력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완전히 소멸되지 않는 반면 여성은 폐경기 이후 완전하게 생식능력이 소멸된다. 또한 갱년기 증상은 거의 모든 여성들이 여성 호르몬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생리의 단절과 갱년기 증상을 확연하게 경험할 수 있지만, 대다수 남성은 남성호르몬이 서서히 점진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갱년기 증상을 뚜렷하게 경험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개인차가 심하다는 차이가 있다.

남성 갱년기를 야기하는 남성호르몬의 감소는 연령 증가에 따른 뇌와 고환의 노화 현상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생긴다. 그외에 남성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는데, 환경적 요인으로는 과도한 음주, 흡연, 스트레스, 영양상태, 비만, 계절적 요인 등이 있으며, 이러한 요인들에 의하여 남성 호르몬의 분비 주기 및 강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고혈압 같은 심혈관계 질환, 당뇨, 고지혈증, 간 질환과 같은 만성 질환 등도 남성호르몬의 분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본적으로 남성이 느끼는 증상과 여성 갱년기 증상은 같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개인에 따라 느끼는 증상과 증상의 정도가 다를 수 있는데, 어떤 사람은 한 가지 증상만 나타나고 어떤 사람은 여러 가지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일반적인 남성 갱년기의 증상으로는 근육과 뼈의 양이 줄어들어 근력과 지구력이 떨어지고 골다공증이 생겨 뼈가 잘 부러지게 된다. 또한 체지방이 증가하여 체중이 늘면서 복부 비만이 올 수 있고, 체모가 감소하며 유방이 여성처럼 변모하기도 한다. 심리적 증상으로는 까닭을 알 수 없는 초조감으로 불안해지며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또한 젊을 때와 같은 결단력이나 추진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자신감이나 집중력, 기억력 등이 떨어져서 업무의 능률이 감퇴된다. 여기에다 쉽게 피로해지고 불면증이 나타나게 된다. 흔한 성적 증상으로는 성적 욕구의 감소, 성 행위에 대한 불안감 및 두려움, 성기능의 저하, 성기능에 대한 자신감 결여 등을 호소한다.

이럴 때 한의원에서는 신장과 간의 기운을 보충하는 보약을 투여하고 장부의 기운을 북돋아주는 약침과 신장의 양기(陽氣)을 올려주는 산삼약침을 사용한다. 성욕과 성기능이 향상. 골밀도 증가로 골절 예방. 근육의 양, 강도 향상. 복부비만 감소. 전체적인 몸상태 호전. 정신적 심리적 안정감. 노화방지. 남성 갱년기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여성 갱년기와 마찬가지로 남성 갱년기 치료도 정확하게 언제까지 치료해야 한다는 기준은 현재까지 없다. 하지만 특별한 금기 증상이 없으면 치료의 적응증이 되는 경우 장기간 치료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남성 갱년기의 치료는 질병의 치료보다는 삶의 만족도 및 질을 높인다는 의미에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